내 나이 서른,
하지만 서른이라는 숫자만으로
내 인격과 인생의 모습들을 판단할 수는 없다.
1998년, 18살에 대학에 들어갔으니
벌써 준사회인이 된지 13년째
대학원 생활만 9년째이자, 직장인 생활 4년째
'서른'이라는 한 단어보다는 더 많은 것을 설명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나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내 가치관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으며
어떤 가정환경에서 어떤 어린 시절을 보내왔으며
학창시절은 어떠했는지
이러한 살들이 붙어야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할 수 있으리라.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에 민감하다고 한다.
처음 만난 사람끼리는 꼭 나이, 출신지역을 물어보고
그 대답에 따른 서열과 색깔을 입히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병특 복무를 위한 4주 훈련을 갔을 때
내 옆자리를 쓰는 사람이 내 고향 사람이었다.
나이는 나보다 한 살이 많았다.
그 사람은 자기 나이가 더 많다는 사실은 인지한 순간부터
나에게 말을 놓기 시작했다.
그 뒤로 난 그 사람에게 절대 말을 먼저 건네지 않았다.
이것이 오랫동안 한국의 정서에 스며들은 유교의 탓인지
한국만의 고유한 무언가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엿같은 짓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절대 '더 높은' 사람일 수는 없다.
아니, '더 높은'이라는 형용사 자체가 nonsense다.
세계 여러나라에는
그 나라의 문화가 있고 생활습관이 있고 종교가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것이건 최상, 최적의 그것은 없다.
서양의 문화에는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KKK가 존재한다.
물론 시대에 민감하게 변화하는 것도 고려한다면
동서고금과 미래를 통틀어 optimal culture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도 모른다.
하지만 좋은 문화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
그것은 인간과 인간의 평행적 관계일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며,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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