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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글을 싼다

수학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수학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귄터 치글러 지음, 여상훈 옮김, 들녘 (교보문고 링크) 책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가볍고 유머러스하다. 저자가 독일 수학자라는데 독일인이 모두 유머감각이 헬은 아닌가보다. 여튼 재밌었다. 장난스럽게 이 이야기에서 저 이야기로 뛰어넘는다. 그렇다고 내용이 쉽지만은 않다. 꽤 어려운 내용까지 언급한다. 그리고 굉장히 넓은 범위의 수학분야를 다루고 있다. 저자가 능력자임을 알 수 있는 부분. 참고자료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쓴 듯 하다. (또는 머리 속에 다 있었거나.) 그래도 그 중에선 나름 진지한 챕터가 있다. 사실 후반부는 그런 분위기가 계속 유지된다. 어쨌든 어려운 개념들을 쉽게 풀어쓰려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한 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보통의 수학 교양 도서에서는.. 더보기
[번역] 수소 원자에서 원주율이 튀어나오다! (원문) 수소 원자에서 원주율이 튀어나오다! - 양자역학 계산 도중 예기치 못한 수가 나왔다. 3.14159265358979… 원주율, 누구든 이 수를 몇 자리까지 외울 수 있는지 테스트해봤을 것이다. 그 중 한 사람으로, 나는 다섯 자리까지밖에 외우지 못했다. 2015년 기준으로 원주율은 13조 3천억 자리까지 계산되어 있다. 도대체 왜 이 수를 13조 자리까지 알아야 할까? 사실을 말해주자면,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 그저 인간의 호기심과 극한에 대한 갈망으로 얻은 결과일 뿐이다. 원주율은 참 신기한 수다. 끝도 없고 반복되는 패턴도 없다. 그런데 더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로체스터(Rochester) 대학의 물리학자 타마르 프리드만(Tamar Friedmann)과 칼 헤이건(Carl Hagan)이 .. 더보기
수학적 아름다움의 기이함 원문: http://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livio-the-unreasonable-beauty-of-mathematics/ 수학적 아름다움의 기이함눈부시게 아름다운 수학적 형상 - 자연이 만든 것, 그리고 사람이 만든 것 방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단지 지적인 향유만을 위해 순수수학을 연구하는 자신을 떠올려보자. 연구 결과물들이 바깥 세계와 일말의 연관이라도 있을 거라고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부모님이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고 타박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우리 과학자들은 이렇게 순수히 인간의 사고로 만들어낸 창조물들이 자연이 빚어낸 것들과 딱 들어맞는 경우를 찾아낸다. 자연의 근원이 수학으로 이루어진 걸까? 아니면 그저 과학자들이 필요.. 더보기
스티븐 호킹이 위대한 과학자인 이유 원문: Stephen Hawking's big ideas - made simple 스티븐 호킹이 우리 우주에 대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의 답을 얻기 위해 연구해왔다는 건 모두들 아는 사실이죠. 근데, 그 답이 도대체 뭘까요? "블랙홀의 중심에는 뭐가 있을까?" 블랙홀은 밀도와 중력이 엄청나게 높아서 아무것도, 심지어 빛 조차도 빠져나올 수 없는 물체죠. 호킹은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와 함께 블랙홀의 중심에 있는 특이점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특이점에는 많은 양의 물질이 아주 작은 크기로 찌그러져 있어서 무한대의 중력이 작용하고 있죠. 물체는 무한대의 밀도를 갖는 한 점으로 찌그러지고 우주에 구멍을 뚫어서 물리학 이론을 박살내버립니다. 무서운 일이죠. "블랙홀의 가장자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진공은 비어있.. 더보기
수학자들에게는 수식이 곧 예술입니다. 원문: Equations are Art inside a Mathematician's Brain 수학자들이 수식을 보고 아름답다고 하는건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아름다운 수식을 볼 때 그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사람들이 멋진 그림이나 훌륭한 음악을 들을 때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가 신경과학자들에게 신경학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의 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도움을 줄 지도 모르겠다. 런던 대학의 시미르 제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6명의 수학자들에게 60개의 수식을 보여주고 아름다운 순서대로 순위를 매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2주 후 수학자들에게 같은 일을 시키며 기능자기공명(fMRI) 촬영을 했다. 실험 결과 아름다운 수식일수록 내측안와전두피질(medial o.. 더보기
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 (원제: The News - A User's Manual) 사실 10% 정도 덜 읽었지만, 그냥 생각난 김에 지금 쓰련다. 보통씨의 책은 두 권째이다. 첫 번째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였는데, 이건 번역이 안 좋은 건지 원래 문장이 그런 건지, 읽다 읽다... 결국 70% 쯤 읽었을 때 책을 놔버렸다. quint emotic언젠가 다시 도전해야지. 흠흠. '뉴스의 시대'는 흥미로운 주제 덕분인지 재밌게 읽었다. 하지만 여전히 쉽게 읽히지 않는 문장이 많다. (참고로 '왜 나는 너를...'과는 번역가가 다르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우리의 질문이 철없는 듯 보인다면, 그건 경제적 삶이 가능하려면 받아들여야 할 고통스럽지만 필수적인 수많은 일들에 대해 냉철하게 수.. 더보기
인터스텔라의 과학 인터스텔라의 과학 (킵 손 씀, 전대호 옮김) 인터스텔라의 여파는 아직도 끝나지 않아,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사게 만들었고 관련 영상을 보고 또 보고 또 보게 만들고 있다. 나에게는 컨택트 이후로 최고의 영화라 할 만하다. 이 책은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사야 하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이 영화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어떤 과정을 거쳤고 어떤 어려움들이 있었는지, 영화의 주요 장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그런 장면들이 연출된 것인지, 어떻게 시뮬레이션 했는지, 감독과는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차고 넘치는 디테일의 향연이다. 뿐만 아니라 영화의 배경이라 할 만한 과학 이론들에 대해서도 최대한 쉽고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아.. 더보기
페트로스 삼촌과 골드바흐의 추측 제목: 골드바흐의 추측 (원제: Uncle Petros and Goldbach's Conjecture) 지은이: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옮긴이: 정회성 0. 요약 (영화평론가 이동진 식 표현을 빌려)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수학적 예술과 소설적 재미의 완벽한 콜라보레이션" 언젠가 꼭 읽어야지~ 하다가 이제야 손에 잡았다. 딱 이틀만에 읽었다. 책 읽는 속도가 매우 느린 나에게 이 정도면 굉장한 속도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재밌었다. 비유를 들자면, 천재 수학자의 생애를 그린 영화 - 뷰티풀 마인드, 이미테이션 게임 등 - 를 볼 때와 비슷한 흥분을 느낄 수 있었다. (수학 덕후의 입장에서 쓴 독후감이기에 주관이 많이 들어갔음을 미리 밝힙니다. ㅋㅋ) 1. 어떤 내용? 수.. 더보기
완전변태 - 이외수 이외수 작가의 완전변태. 교보문고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눈에 띄어서 충동구매 한 책.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다. 마지막으로 읽은 소설이 아마 "동정없는 세상"일테니, 거의 7-8년은 된 것 같다. 10개의 짤막한 소설들이 오밀조밀 담겨 있다. "완전변태"는 그 중 하나. (참고로 여기서 변태는 metamorphosis이다. pervert가 아님!) 짧은 것은 10페이지도 안되고, 가장 긴 것이래봤자 40페이지 내외. 그래서 쉽게 읽힌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 현대 사회(특히 우리나라)를 비판하는 멘트를 여기저기 숨겨놓은 것이 특징.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일상에 아주 희미한 판타지를 섞은 듯한 느낌이다. 각 단편에 주인공이 한명씩 나오는데, 그들마다 참으로 개성 넘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