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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글을 싼다

완전변태 - 이외수




  이외수 작가의 완전변태. 교보문고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눈에 띄어서 충동구매 한 책.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다. 마지막으로 읽은 소설이 아마 "동정없는 세상"일테니, 거의 7-8년은 된 것 같다. 

  10개의 짤막한 소설들이 오밀조밀 담겨 있다. "완전변태"는 그 중 하나. (참고로 여기서 변태는 metamorphosis이다. pervert가 아님!) 짧은 것은 10페이지도 안되고, 가장 긴 것이래봤자 40페이지 내외. 그래서 쉽게 읽힌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 현대 사회(특히 우리나라)를 비판하는 멘트를 여기저기 숨겨놓은 것이 특징.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일상에 아주 희미한 판타지를 섞은 듯한 느낌이다. 각 단편에 주인공이 한명씩 나오는데, 그들마다 참으로 개성 넘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표면적인 주제는 복수, 사랑, 꿈, 삶, 행복, 양심, ... 뭐 이런 평범한 것들이다. 하지만 읽고 나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라고 곱씹어보는 재미가 남는 느낌이다.

  기억에 남는 문구가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만을 꼽으라면 역시 이거지.

  『 실력 없는 도공은 명품만 골라서 깨트린다는 옛말이 있지. ... 어찌 그리도 신묘하단 말인가. 명품은 모조리 장도리로 박살 내버리고 자신을 그대로 빼닮은 아집 한 덩어리만 덩그러니 남겨놓는구만.』 - 134쪽